영국 주택·고용 둔화, 금리 인하 신중론 부추기나
영국 주택 시장, 10년 평균 웃도는 하락폭
최근 발표된 영국 주택 시장 지표는 예년보다 빠른 속도로 냉각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8월 초 기준, 새로 등록된 주택 매물 가격은 직전 4주간 2.0% 하락하며, 이는 최근 10년 평균 8월 낙폭인 1.3%를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이러한 하락세는 2018년 이후 가장 가파른 것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연간 기준으로도 매물 가격은 1.0% 하락하여 작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내림세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수도 런던의 하락률이 3.1%로 가장 두드러졌지만, 잉글랜드 북부 지역은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지역별 온도 차도 관측되었습니다. 이러한 시장 상황을 반영하여, 부동산 정보업체 라이트무브(Rightmove)는 올해 주택 가격 성장 전망치를 기존의 보합 또는 최대 2% 하락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는 지정학적 불확실성, 높아진 모기지 금리, 그리고 다가올 정부 예산안 발표 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고용 둔화 속 '저고용·저해고' 패턴 지속
주택 시장의 부진과 함께 고용 시장에서도 뚜렷한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영국 인사·개발협회(CIPD)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의 고용 관련 신뢰 지수는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민간 부문의 신규 채용 의향을 나타내는 지수는 11을 기록하며 팬데믹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향후 3개월 내 신규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의 비중은 57%로, 이 역시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다만, 해고를 단행하는 기업의 비중은 늘어나지 않아, CIPD는 현재 노동 시장을 '낮은 고용, 낮은 해고' 패턴으로 규정했습니다. 이는 전반적인 일자리 감소보다는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망설이는 경향이 강함을 시사합니다. 또한, 임금 인상 기대치는 2년 이상 3%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으며, 31%의 기업은 충원난을 겪고 있고 14%는 향후 6개월간 심각한 채용 어려움을 예상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CIPD는 채용 비용 절감과 청년 고용 지원 강화를 촉구했습니다.
금리 결정 앞둔 영란은행의 고민
이번에 발표된 주택 및 고용 시장 지표는 오는 화요일 발표될 공식 노동 시장 지표에 앞서 영국 경제의 현재 상황을 진단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현재 기준금리를 2025년 12월부터 동결 중인 영국 중앙은행(Bank of England)은 이러한 경제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향후 통화 정책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택 시장의 수요 위축 가능성과 고용 시장의 비활성화는 소비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영국 파운드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경제 상황은 국채 금리가 낮은 수준에 머무르게 하고,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유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시장 참여자들은 이미 이러한 경제 둔화 흐름이 상당 기간 관측되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지표들이 정책 결정에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기보다는 기존의 전망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